2017-03-08 천식발작

2017-03-07 두번째 출근, 저녁에 천식이 일어남

아침에 일찍 준비하다 보니 너무 이른 시간에 출발하게 되어서, 일곱시 반 정도에 출발하는 버스를 타고 가면 된다고 생각해 다들 여유를 갖고 (어제보다) 출근을 했다. 여전히 출입증이 없기 때문에 방문객 뱃지를 달고 들어갔는데, 감기가 제대로 낫지 않아 조금 숨쉬는 것이 힘들었다. 날씨는 따뜻하지 않았다. 업무를 보니 정말 막막하고 어떻게 해야 할 줄 몰라 했지만, 당황하는 기색을 보이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이층에서 벤또를 사먹고 오후가 되어 사무실 내의 히터기가 돌게 되자 숨막히는 증상이 더 심해졌다. 그래도 아직 견딜만했는데, 퇴근할때가 되니 갑자기 숨 조절이 안되기 시작해서 당황했다. SVN을 어느 정도 체크아웃하고 진척보고 메일을 전송하고 나니 사무실을 빠져나올 수 있었다. 어떻게든 이틀을 버텨냈다는 것에 안도감이 들었다.

하지만 문제는 버스를 타러 가는 길에서부터였다. 사무실에서도 말하는 것이 힘들 만큼 숨이 차올라서 고생했지만, 막상 퇴근해서 버스를 타고 보니 아차 싶었다. 숨쉬는 것 자체가 힘들었다. 그렇게 어떻게든 실신할 것 같은 몸을 이끌고 숙소로 돌아와(내일 내과에 가겠다고 했지만, 그럴 때가 아니었다.) 자리를 깔고 누우니 더욱 숨쉬기가 힘들었다. 같은 방 안의 다른 멤버들이 이상하게 여기고 있자 나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구급차를 불러달라고 부탁했다. 리더분이 회사에 보고하고 이런저런 연락을 하기 바빴고, 동료들은 어쩔 줄 몰라하는 모습을 보니 숨이 막히는 증상 이상으로 정말 죄송한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어서 나도 발을 동동거리고 있었다.

결국 구급차를 부르기보다는 숙소에 누님이 와서 자차로 근처 병원 응급실로 데려다주셨다. 동료가 준 진통제를 먹어서 그런지 조금 나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가슴에 돌덩이가 있는 듯 무거워서 비자도 나오지 않은 채의 내 정보를 적다가 신분을 확인할 수 있는 여권을 다시 가지러 숙소에 갔다 오셨다.

진찰을 받으러 기다리는 동안에도 나는 차가운 손발을 쥐어 진정하려 노력했다. 결국 의사 선생님이 오셔서 긴 호수를 물고 약품의 수증기를 흡입하게 되었다. 약 5~10분 정도 들어마시고 나니 진정이 되었다. 숨은 쌕쌕거리긴 했지만 견딜만했다. 나오는 길에 약을 처방받고 조심스럽게 숙소로 돌아왔다.

돌아오고 나서 멤버들 볼 면목이 없어서 자그마하게 사죄했지만 괜찮다는 이야기를 듣고 마음이 짠했다. 구급실에서 들은 바로는 호흡기 전문 병원에 가는 것이 좋을 거라고 해서 다음 날 아침에 방문하기로 했다. 쌕쌕거리는 숨을 참으며 잠들었다.

2017-03-08 오늘, 증상 완화

새벽 네시정도였나? 지난 밤보다는 덜하지만 다시 천식 발작이 있었다. 숨쉬기 어려운 것을 이리저리 참았는데, 걱정하는 멤버들이 출근하고 나서 누님이 오셔서 병원에 데려다주신다고 해서 기다리고 있었다. 할아버지로부터 누님의 전화를 받았는데 피치못하게 갈수없으니 택시를 타고 전문병원에 가보라는 이야기를 하셨다.

집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아홉시쯤 택시를 탔다.(태어나서 처음으로 일본 택시를 탐…얼마가 나왔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기본료가 560엔이었던 것 같다.) 병원에 가니 미리 전화로 연락해놓으셔서 금방 수속을 밟을 수 있었다. 도착해서 멤버들에게 카톡을 하고 진료를 받았다. 어떻게든 설명을 하고 투입하는 약에 대한 설명을 받았다.

마치 영화에나 나오는 긴급약을 처방받고(위험할 때 흡입) 병원의 간호사분과 함께 약국에 가는 등 도움을 많이 받았다. 누님이 병원에 연락해두신 덕분에 오는 길에도 예약된 택시를 타고 올 수 있었다. 숙소에 와서 할아버지께 말씀드리고 홀로 누웠다. 약 기운에 오후 6시 정도까지 잤다. 할아버지와 점심을 먹고(..) 저녁에는 누님이 해주신 여러 가지 반찬과 함께 한국 이야기나 진찰받은 일에 대한 대화를 나눴다. 간호사 출신이셔서 그런지 대응이 달랐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녁에 누님이 돌아가시고 난 뒤 멤버들도 집에 돌아왔다. 내가 쉬는 동안 고생했을 멤버들을 생각하니 많이 미안했다. 그래서인지 더 내가 괜찮다는 것을 어필하기 위해 그리고 어색함을 타파하기 위해 농담을 많이 했다.

내일 출근 가능하다고 이야기했으니까, 그리고 내일이면 숙소를 옮기니 힘내서 해볼 생각이다. 미안한 마음에 허겁지겁 스프링 개발 도서를 읽었던 오늘의 나…

2017-03-06 후쿠오카에서의 2일

2017-03-06 겐바로의 첫 출근.월요일.

ㅋㅋㅋㅋㅋ…오늘은 나에게 정말 많은 일이 있었다. 처음으로 후쿠오카의 겐바로 첫 출근을 위해 새벽같이 일어나 팀원들과 함께 하카타역의 근처에 있는 겐바 건물로 떠났다. 처음에는 비슷한 이름의 빌딩으로 잘못 가는 등, 약간 들뜬 마음(?)으로 이동했었지만, 막상 겐바의 1층 응접실에서 기다리는 동안에는 마치 이삼년전의 서버 엔지니어 시절처럼 조금 다급하면서도 어색한 느낌으로 서서, 혹은 리더 격의 사람이 앉고 서는 것을 따라하며 근처에 있었다. 고자이마스~! 하고 힘차게 소리치는 1층의 경비 아저씨(백발의 할아버지)의 90도 인사는 우리가 겐바의 사람을 만나 엘레베이터를 타는 순간에도 멈추지 않았다. 몇 층을 올라가 좌석을 배정받고, 도쿄에서부터 무겁게 들고온 노트북을 꺼내 설치하기 시작했다. 켄싱턴락은 또 처음으로 사용해봤다. 인터넷 연결을 위한 가이드 문서를 전달받아 이를 설정하고, 자산관리(?) 및 패치 관리로 보이는 노턴 엔드포인트를 설치했는데… 이게 기존에 설치된 최신 버전 백신과 충돌이 났는지 시스템이 먹통이 되었다. 평소 고쳐주는 역할이었지 고장낸 경우는 또 오랫만이라, 약간 긴장한 상태로 복원을 시도했다. 가장 최근 지점과 회사에서 특정백신을 설치한 시점으로 돌려봤지만, 별다른 차도가 없었다. 결국 주변을 시끄럽게 한 뒤에 겨우 해결이 되었다. 천만 다행이었다.

숙소로 다시 돌아와 먹는 규동은 정말 꿀맛이었다. 오늘 많이 소란을 피웠으니, 내일부터는 조금 조용히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2017-03-05 일요일

주말인데도 후쿠오카로 이동하기 위해 아침부터 분주했다. 룸메M과 함께(끝까지 마중을 나와 준!) 공항으로 가서 마치 처음 일본에 왔던 것처럼 수속을 밟고 비행기에 올라탔다.

두시간 정도로 후쿠오카에 도착했다. 또 모르는 토지에 왔지만 친구들이 이야기해주는 것 같이 부산과 매우 가까운 동네라 마음에 들었다. 마음에 들지 않았던 본사를 빨리 떠나 실제 업무에 들어가는 것도, 출장비나 숙소 제공 등 금전적인 면도 괜찮게 느껴졌다.

하지만 처음 이동한 곳이 약간 시골틱한 이나카라서… 그래도 며칠 뒤면 이동하니 큰 걱정은 없다.

2017-03-04 아키하바라2, 후쿠오카로 가기 하루 전

2017-03-04 토요일. 후쿠오카(福岡)에 가기 전 날.

방금 전 룸메M과 함께 맥도날드에 밥을 먹으러 갔다. 한국에서 늘상 먹던 빅맥과 감자 세트. 타바타에서 먹는 마지막 저녁이고, 내일 마중을 가겠다는 룸메의 이야기가 있어서 사주게 되었다. 삼개월로 예정되어 있지만 연장될 수도 있으니 육월이나 구월에 돌아올 것 같다.

맥도날드에 가기 전에는 가져갈 짐을 챙겼다. 이주일 정도만 있다가 가는 것이니 방세의 절반 정도를 받게 되었다. 정산을 받으려 하는데 관리인이 없어서 내일 오전으로 미루게 되었다. 혹시나 내일 오전에도 없으면 룸메가 대신 받기로 했다. 룸메가 돈이 없다는 어필을 많이 해서 일단 쓰고 나중에 돌려받는 것으로 약속했다.([오후 9:10] 방금 전 관리인이 직접 올라와 남은 월세를 돌려받았다.)

두번째로 아키하바라(秋葉原)에 갔다. 야마노테센(山手線)을 이주일 정도 타서 그런지 타바타(田畑)에서 이케부쿠로(池袋) 까지 가는 길은 대략적으로 한자로 된 역 이름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역시 사람은 적응의 동물인 것 같다.

2017-03-02~03

3월 1일에 (공식적인)첫 출근, 2일과 3일은 본사에서 조용히 있었다. 2일은 현장에 가져갈 PC(노트북)의 준비에 여념이 없었고, 3일은 실제 출발 시간과 비행편을 전달받고 집주인에게 몇일에 빠지는지 전하기 바빴다. 두 날 모두 회사에 남아 있는 부장님의 허락(?)을 얻은 시간에야 회사 정문을 빠져나갈 수 있었다. 신입이라서, 수습이라서 야근수당도 없는 지루한 시간을 참느라 엄청 고생했다.

2017-03-01 공식적인 첫 출근

오늘은 공식적인 첫 출근날이었다.

오전에 와플로 감싸진 스펀지 빵을 조금 남은 우유와 함께 먹고 조금 찝찝한 하루를 시작했다. 룸메M과의 생활도 그리 탐탁치 않은 것이, 회사 생활이라고 하는 것이… 약간 소작농(노예)같은 느낌이 슬슬 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무슨 일이든 나서서 하면 노예가 아니라는 식으로 경영자들에게 이득이 되는 메시지가 많은 사회이긴 한데… 일본에까지 와서 그런 연장선에서 희생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들었기 때문이다.

똑똑하게 일하고, 배우고, 발전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초년생 때에는 복종하라는 메시지만 던지는 회사여서 조금 화가 났다.

내가 이것을 위해서 일 년을, 남은 잔고 모두를 희생했나? 하는 자괴감 때문이었다.

회사에서도 마음이 편치 않았다. 출근길은 상쾌하지 못했고 (공식적으로는)첫 출근임에도 불구하고 두근거리거나 즐거운 마음은 찾아볼 길이 없었다. 누구의 눈치를 볼 것도 없는 본사에서 그 자리에 없는 일본인들에 대한 매너 강좌를 하거나 쓸데 없이 무엇무엇을 사라는 둥 이야기를 해서 조금 짜증이 났다.

물론 회사의 선배들, 상사들의 경우에는 자신에게 해당하는 이야기가 아닌 듯, 딴 일을 하며 지나칠 수 있었지만, 신입사원인 입장에서는 흘러넘길 수 없는 이야기들도 간혹 있었다.

우리에게는 일에 변명을 두지 말라고 재차 강조했지만 임원급들은 미리 자신들의 일이 길어질 수 있고, 나아가서는 늦어져도 기다리지 말라는 식으로 미리 밑밥을 깔아 놓는 모습에 치가 떨렸다.(그러면서도 호응과 웃음을 강요한다… 더럽다.)

여튼 혐오감이 많이 느껴진 힘든 하루였다.

프로젝트에 들어가는데 신입만 둘 내보낸다던지, 프로그래밍을 할 줄 모르는 사람을 신입과 내보낸다던지 하는 일련의 행위 그리고 책임을 모두 사원에게 떠넘기는 그런 행위들이 참 마음에 들지 않았다. 혹여 실제로는 그렇다 하더라도 위에서 커버를 쳐 주고 다독여주는 모습을 기대했는데, 기대는 하지 말아야 겠다는 생각이었다. 그저 여기에서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각자도생’의 길 밖에는 없는 것 같다.

외로움과 불안을 달래기 위해 주변 동기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돌아오는 길에는 허기진 마음을 달래기 위해 마츠야에서 김치+불고기 돈부리를 먹었다.

※명함을 지급받았다.

2017-02-28 이틀간의 이야기

삼월부터 출근하기로 했는데 벌써 몇번이나 회사에 나와버렸다. 뻘쭘한 시간을 보내고, 뻥튀기된 이력서로 긴장하며 면접을 보는 도중 회사에 대한 의문이 조금씩 생겨갔다.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지만, 앞으로가 약간 걱정되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어제와 오늘 이야기.

어제(27)는 집에서 쉬었다. 일본에 처음 오다 보니 이곳저곳 둘러보느라 주말을 사용했는데, 룸메M이 오후에 회사를 가서 면접을 봐야 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어서 일단은 멀리 나가지 않고 대기를 했다.

그러던 중 배가 고파서 상점가에 있는 작은 마트에 가서 장을 바왔는데, 그 사이에 카톡으로 연락이 와서 바로 회사에 가지 못하고 집에 와서야 그 사실을 알고 부리나케 룸메는 회사로 향했다.(그러니까 데이터 유심을 사라니깐…)

룸메M이 돈이 없다고 혼잣말처럼 이야기해서 마트 결제는 내가 했다. 이삼일 뒤면 멀리 가게 될 수 도 있어서, 이왕이면 보존식을 저장해 두고 룸메가 편히 먹어라는 생각이었다. 샴푸와 린스, 바디샤워, 페브리즈도 사서 나눠 쓰기로(사실은 선물…)했다.

아마 가져온 돈은 비슷할 터지만 자취생활에 드는 유지비를 생각하면 앞으로 아껴 써야 하는 것은 사실이다. 월세, 매일의 밥값과 교통비, 생활에 필요한 도구를 사는 것, 세탁비 등 생각치 않은 곳에서 지출이 일어나게 되니… 아마 자신이 생각한 것 보다 많은 지출에 당황했을 것 같다.

나도 돈은 없지만.

자취생활을 함께하기 일주일 정도 밖에 되지 않았지만 벌써 룸메M에 대한 단점들, 아쉬운 점들이 눈에 보인다. 자신이 옳다고 생각한 점을 상의 없이 처리해버리는 점이나, 친동생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만 챙기는 점 등이 조금 눈에 걸리기 시작했다. 오랫동안 같이 있을 것은 아니기 때문에 별 말 없이 참고 있지만, 상당히 사회 생활의 경험이 많이 필요할 듯 하다.

좋은 점은 단단하다는 것이다. 멘탈적인 면보다 육체적인 면에서. 작은 풍파에는 잘 견딜 것 같은 풍채를 가졌다. 학원이나 회사에서도 남의 일에 큰 신경을 쓰지 않는 것으로 보이고, 자신이 해야 할 일을 묵묵하게 한다. 외곬수 적인 면모는 나도 고쳐야 할 점 중의 하나.

물론 나에게 맞춰 주기 위해 본인도 고생하는 면이 있겠지만…

어쨌든, 룸메M과 오랫만에 떨어져서 집에서 홀로 있으니 뭔가 다른 사람들은 일하러 갔는데, 나만 쉬고 있다는 몹쓸(?)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오랫만에 웹에서 자료를 찾아 스트럿츠2에 대한 공부를 시작했다. 역시 일본에서 사용하는 프레임워크는 오래된 것이라 자료가 그렇게 많지 않았다. 다행히 옛날 발표 자료가 있어 그것을 보며 회사에서 인쇄한 이력서 뒷면… 이면지에 정리해 나갔다.

한 세시간에서 네 시간 정도 지나서 단톡방(단체 카카오톡 채팅방)에서 이것저것 정보가 흘러나왔다. 다른 사람들도 면접 결과가 어느 정도 가시권(?)에 들어오는 느낌이었다. 

저녁을 먹고 들어온 룸메M과 이것저것 이야기를 나눴다. 아마 긍정적인 결과가 있었고, 금융권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쪽으로 가는 것 같았다. 유닉스를 사용한다는 이야기를 해서 나의 짧은 지식으로 이것저것 가르쳐줬다. 기반을 만들기 위해 VirtualBox에 우분투 리눅스(32비트)를 설치했고, 애저 클라우드에 배포되어 있는 리눅스 vm에 접속하는 등 기본적인 부분을 말해줬다.

오늘(28)은 또다시 회사에 출근. 그래도 오늘은 명분이 있었던 것이, 귀사일이라고 해서 회사에 방문하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다른 선배들, 상사들의 얼굴을 볼 수 있었고, 점심을 먹고 난 이후에는 동기 K형을 만나 즐겁게 담소를 했다. 아참, 오전에는 멀리에 있는 현장으로 가는 것이 공식화 되었다.

멀리 가면 어느 정도 지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마음에 드는 한 편, 프로그래밍에 대한 조언을 받기 힘든 팀으로 프로젝트에 참가해야 한다는 게 마음에 걸렸다. 같은 팀이 될 다른 네 명의 사람들과 이런저런 쓸데 없는 이야기를 하며 시간을 보냈다.

오후가 되자 본격적으로 선배, 상사들이 방문했다. 근퇴 정보나 영수증 처리를 하기 위해 오는 느낌이었다. 어떻게 알았는지 내 이름을 부르는 상사도 있었고, 자기소개를 시켜서 나에 대해 말하는 도중 뱃살 이야기나 취향에 대한 이야기로 웃음꽃을 피우기도 했다. 재미있는 상사들이 많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동기 K형의 상사는 조금 힘들어 보였다. 지난 번에 만나 이야기할 때 등장한 그 사람인 것 같은데, 상상한 것 보다 나이가 적어 보이는데도 왠지 모르게 빡빡한 느낌이 있었다.

첫번째 프로젝트는 결정되었지만 두 번째, 세 번째 프로젝트에 넘어갈 때에 오늘 만난 상사들 중 한 분과 함께할 수도 있겠구나 생각했다. (지난 금요일에 봤던 면접에서 오전은 합격, 저녁 건도 일부 합격을 했다는 소식에 좀 놀라긴 했다.)

보안 교육..(갑자기 쳐들어온 상사에 의해… 앞에서 말한 비호감인 그…)을 하고 우리 프로젝트 팀에 대하여 어느 정도 간략한 브리핑을 했다.

그리고 옆에서 유닉스(리눅스)에 대해 질문하는 룸메M에게 답을 하며 인터넷 서핑을 하고 있으니 마칠 시간이 다가왔다. 

다만 마치기 직전 룸메M은 금융권 프로젝트에 참여하지 못한다는 소식을 들어 깜짝 놀랐다. 어쩌면 우리들 중 처음으로 빠꾸를 맞은 것인데, 거절당한 그의 모습은 그저 처량했다.(그 와중에 같은 프로젝트의 다른 동기는 참가하는 것으로…)

집에 가는 길에 원래 들릴 예정이었던 모스버거에서 햄버거를 사주며 위로를 했다. 예전에 은행 데이터센터를 들어갔던 이야기를 하며 처음부터 금융권 일을 하는 것은 맞지 않다는 위로를 덧붙였다.

우리의 미래가 어떻게 흘러갈 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시간은 벌써 7일이 넘어 간다. 오늘도 슬슬 날이 밝아온다.

2017-02-26 4일간의 이야기

일본에 온 지도 순식간에 4일이 지났다. 지금 처음과 다른 점이라고 하면 스이카(SUICA)라고 하는 교통 카드를 사서 매우 편리해졌다는 점, 점점 돈이 부족해져 간다는 점, 면접을 2번이나 치루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는 점이다. 룸메이트인 M과도 조금씩 적응(또는 반발)을 하기 시작했다.

[2017-02-22(수) 숙소_짐풀기]

이전 글에서 이야기했던 대로 짐을 풀고, 다음 날을 준비했다. 처음으로 제대로 된 정장을 입고 출근하는 경험도 더불어. 처음이라 모든 것이 낯설고 어려웠다. 한자를 잘 읽지 못해서 공공 시설을 이용할 때 문제가 많았다.

[2017-02-23(목) 첫 출근… 그러나]

처음으로 일본의 회사로 출근. 하지만 동기의 이야기에 조금 철렁한 상태였다. 파티션도 없는 사무실에는 긴장한 모습이 역력한 우리만 있었다. 이미 약 1달 전에 와 있던 동기와 2년 전쯤 와있던 선배와 어색한 시간을 보냈다. 뻥튀기된 이력서와 급조된 면접 준비로 몸도 마음도 지쳤던 하루. 하지만 웃음을 잃지 않으려 노력했다. 나는 왜 이 곳에 왔나? 하는 의문이 드는 하루였다. 내가 그동안 다닌 회사들이 얼마나 좋은 곳이었는지 새삼 깨달은 날이었다.

[2017-02-24(금) 드디어 동기가 다 모였다]

오전엔 마음에 큰 위안을 얻었고, 오후에는 큰 절망감을 느낀 하루. 아침에는 M과 회사 근처에서 맥모닝을 먹었다. 태어나 처음(?) 맥모닝을 먹는다는 동생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첫날과 둘째 날, 동생 덕분에 빠르게 회사 근처에 도착해 하루를 준비할 수 있었다. 물론 다른 사람들을 기다리느라 어제, 오늘 모두 패밀리마트에서 양복 차림으로 집합하긴 했지만…

원래 관광을 위해 1주일 빨리 왔지만 급하게 오늘 날짜(금요일)로 면접이 잡혀서 어제, 오늘 회사에 출근한 것이었기 때문에 시간은 굉장히 바쁘게 흘러갔다. 오전에 잡힌 면접(조금 먼 지방, 교육기관으로 추정됨)과 오후에 잡힌 면접으로 나뉘어 있었다. 어제 처음 출근한 팀과 오늘 처음으로 회사에 온 팀이 합쳐져 있었지만, 실제 면접에 참여하는 인원 외에는 뻘쭘하게 파티션도 없는 조용한 회사에서 시간을 보낼 수 밖에 없었다.

오전에 본 면접은 어느 정도 가망이 있었다. 급조된 이력서, 발표 방식이었지만 화상 회의로 이뤄진 면접이라 그런지 그나마 긴장을 덜 하고 진행할 수 있었다. 도중에 조금 실수한 점이 있었지만, 웃음으로 떼울 수 있을 만큼 큰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것보다는 내가 모르는 이력이 추가되어 그 부분을 설명하는 점이 스스로도 어처구니가 없기도 하고 웃겼다. 그래서 어느 정도는 포기한 부분도 있었다.

오후에 본 면접은 그야말로 대실패였다. 늦은 시간, 집중력이 제로인 상태에서 신입사원 면접처럼 좁은 사무실에 여섯명이 줄줄이 앉아 어설픈 일본어로 눈에 핏발 선 일본 사람과 면접하는 것이 그리 쉽지 않았다. 하루 종일 혼이 나는 듯한 느낌을 받았고, 직장 생활이 앞으로도 이렇다면 다시금 생각해봐야 겠다… 혹은 이게 제대로 된 일처리인지 의문이 드는 하루였다. 집에 돌아올 때 저녁에 같이 면접을 본 사람들과 함께 밥을 먹었다. 그리고 돌아오는 길에 동료와 함께 볼일을 처리하고 집에 오니 자정이 넘어 있었다. 가장 힘들고 지친 하루였다.

[2017-02-25(토) 첫 휴일 ]

어제 두 군데 면접을 보고, 처음으로 주말을 맞았다. 룸메 M이 오전에 회사에 출근(면접…)했기 때문에 조금 기다리다가 끝나는 시간에 맞춰 일본의 용산, 아키하바라에 놀러가기로 했다. 점심은 홀로 로손(lawson)이라는 편의점에 들러 라면과 삼각김밥을 사 먹었다.

오후 3시쯤 아키하바라에 도착. 정찰제(?)로 가격이 딱 표시되어 있는 깔끔한 전자 상가의 모습이었다. 겉은 요란하지만 속은 알찬 느낌을 받았다. 중고 물품도 많아 만족스러웠고, 파나소닉의 1500엔 짜리 헤어드라이기를 하나 샀다. 룸메 M은 태블릿을 고르는 데 시간을 많이 썼다. 기다리느라 힘들었다. 밖으로 나와서 게임, 피규어 등 이것저것 취미 용품을 파는 상점을 둘러봤다. 많이 걷고 이야기해서 좀 지쳤지만 그리 나쁘지 않았다. 생각보다 몸이 잘 움직여졌다. 일본에 와서 적게 먹어서일지는 몰라도. 저녁에는 집 근처 역내에서 가츠동을 시켜 먹었다. 조금 짜긴 해도 우걱우걱 입 속에 들어갔다.

[2017-02-26 시부야에서 동기모임]

오늘은 동기였던 TH형을 만나러 가는 날이었다. 어제 많이 피곤한 모습을 보였던 룸메 M이 일어나서 함께 시부야로 출발했다. 정오 30분 정도에 도착해서 동기 4명이서 밥을 먹고, 게임센터에 가서 놀았다.

신주쿠인지 시부야인지… 아직도 헷갈린다. 시부야의 하치코 동상 앞에서 만나 어제와 다름 없이 여러 건물을 보며 점심을 먹을 곳을 찾았고, 그냥 헤어지기 아쉬워 게임센터에 들어갔다가 나왔다. 점심은 가스토라고 하는 패밀리 레스토랑에 가서 일본 애니메이션에 나오던 제대로 된 함바그를 드디어 먹어 봤다! 게임센터에는 룸메가 좋아하는 함대컬렉션이라는 게임이 있었고, 그것을 플레이하는 모습을 재미있게 관찰했다. 나는 철권7을 플레이했는데, 생각 외로 쉽게 이기게 되어서 놀랐다. 물론, CPU대전이 아니라 온라인 상의 사람과 대전했을 때에는 3:0으로 무참하게 패배했다..

작년 10월쯤 일본에 가서 일하고 있는 동기 형에게 이런 저런 것을 물었다. 회사 생활은 좋은지, 집은 어떤지, 급여는 어떤지.. 역시 생각한 대로 리더를 누구를 만나는가? 그리고 일을 하는 장소와 고객의 성향이 어떤가에 따라 같은 회사의 사원이라도 크게 차이가 나는 것 같다. 처음에는 굉장히 좋은 분이라고 생각했던 동기 형의 리더가 사실은 상당히 아랫 사람에 대한 배려가 없는 사람이라는 것을 보고 느꼈다고 한다. 타지의 회사 생활에서 이보다 나쁜 경우가 있을까? 차라리 일이 힘들다면 노력을 하면 되지만, 마음이 맞지 않은, 혹은 괴롭히는 상사라면 얼마나 힘든지는 본인이 아니면 잘 모를 것이다. 나는 그런 환경을 만나지 않길 간절히 빌었다.

2017-02-23 일본에 왔습니다… 드디어!

와… 정말 여기를 와버렸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일본에.

–어제 이야기–

어제 학원 사람들을 마지막으로 만나고 왔다. 세시쯤 맞춰서 갔는데… 두 손에는 1층의 GS편의점에서 산 음료수를 가득히 들고 있었다.

조금 어색한 상태로 2층에 올라가 학원의 선생님(일본어 선생님)부터 학생까지 한 분 한 분 나누어 드렸다.

다시금 선생님, 부장님, 사장님께 인사를 드리고, 동기들에게 인사를 하고 나왔다.

흡연구역에서 부장님과 담소를 나누고,

–오피스텔에서의 마지막 날–

며칠 전부터 뼈빠지게(?) 준비해서 방을 아래와 같이 비웠다. 거의 쉬지 못하고 일한 것 같다. 짐은 모두 KS에게 맡기고, 베개도 제대로 없는 상태에서(공기를 채워 넣는 목베개로 버팀) 잠을 자고, 남아 있던 식재료를 처리하는 일과였다.

2014년부터 나의 생활 터전이었던 오피스텔… 이제 안녕. 남은 보증금 100만원도 제대로 돌려받았다.

집 주인과의 이야기꽃으로 제대로 마무리하고 떠날 수 있었다. 마지막 날의 오전에 서서 했던 이야기들은 잊지 못할 것 같다.

마지막 모습들. 안녕…

 

–오늘 이야기–

떨리는 마음으로 비행기를 탔다. 공항에 일찍 도착해서 M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다, L, C 과 합류해 출국 심사까지 마치니 꽤 많은 시간이 지났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어 비행기 출발이 많이 지연됐다. 휘청거리면서도 저가 비행기는 잘 날았다. 마치 놀이공원에서 롤러코스터를 타는 느낌이었다. 상공에서 일본의 출입국카드를 작성하는 것은 다급하면서도 신선한 경험이었다.

일본에 도착했다. 나리타공항에 도착해서의 그 감동이란…

2개월에 3.2GB를 제공하는 데이터 USIM 을 구입했다. 숙소에 찾아갔다. 아주 낡고 허름했지만 우리의 출발은 휘황찬란하다고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