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9-25: 재미없는 친구

내일이면 월요일 이다.
오늘은 ㄷㄷ를 보기로 하고 먼저 머리를 깎았다. 다음 주 입을 옷들을 세탁기에 넣고 머리카락을 정리한 후에(공짜로 깎았다! 럭키!) 집에 와서 열심히 셔츠를 다렸다.

ㄷㄷ와 신림역 3번출구에서 만났다. 십 분 정도 늦게 와서 좀 기분이 좋지 않았다. 만난 뒤에도 ㅂㅂ의 일을 말하기 싫다며 대화를 차단해서 속으로 답답한 마음이 들었다. 이후에도 재미 없는 이야기를 한 뒤에 카페베네에서 차한잔 하고 헤어졌다.

나는 적어도 재미 없는 사람이 되진 않아야 겠다고 다짐했다. 옛 정이나 같은 학교를 나온 친구라는 이유로 대화를 이어간다는 것은 이젠 의미 없는 일이다.(는 걸 깨달은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또 실수를…)

몸 컨디션은 조금 좋지 않지만 , 다음 주도 재미있게 공부하고 프로그램을 만들어 봐야 겠다.

2016-09-23: 가산 스벅

ㄳ님과 스벅에 왔던 것 이래로 처음으로 가산 스벅에 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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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을 바로 목전(?)에 두고 아주아주 여유 있게 아침을 맞이하는 중이다.

쌉싸름한 녹차라떼 한잔 마시면서 한자를 ㅡㅡ 외우는 중이다. 이전까지만 해도 통과 하는 일 자체에 중점을 두어서 제대로 된 공부를 하지 못했는데, 이제서야 하루에 조금씩 시간을 두고 살펴보고 있다.

일본에서 온 개발자 이야기를 듣고 JLPT2급 정도는 필수로 따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본어로 읽고 쓰는 일, 질문이나 대화에 한 마디 하는 일이 어쩌면 개발 공부보다 중요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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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도우폰을 쓰면서도 원노트 앱을 한 달에 한 번 켤까 말까 한데, 일본어를 입력하기 위해 자판을 추가하고 여기서 화면을 확대해 차분히 키보드를 누르니 정말 편하다.

어제 저녁 ㅇㅁㄷ상(?)의 송별회를 하며 여러 이야기를 나눴다. 정확히는 송별회를 하기 전에 담배를 피우는 장소에서 이것저것 회사생활에서 느낀 점을 전달했다.

아니키라고 부르면서 그 사람의 친근함을 알렸던 것, 마치고 나오는 길마다 같이 가지고 졸랐던 일 등이 떠오른다.

누구에게나 친절할 순 없지만, 적어도 호감이 가는 사람에게는 이것저것 부딪혀 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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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스였던 한 사람이 빠르게 이동하는 모습에…

나도 혹시나 빠르게 이동하게 되면… 그럴 준비가 되어 있나 하는 의문이 들었다.

지금까지 일본어를 접하고 일본에 가서 불편함 없이 생활할 수준으로 성장했는지도 의문이다. 자신감에 넘쳤던 이십 대 시절도 아니고, 조금 현실을 보기 시작했을 뿐이니..

요즘 건강 상태는 양호한 편이지만, 쉬 피곤해지고 좌측 눈이 따끔따끔 하고 어깨가 많이 뭉쳐 있다. 심장이 벌떡벌떡(?) 뛰기도 한다. 다시 걷기 운동을 시작해야 하나.

옆의 옆 자리에 앉은… 같이 운동하자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 장난스레 10월부터 하자고 했는데 근력 운동에 대한 코칭을 받으면 재미있을 것 같다. 무엇보다 운동하는 사람들 간에 사이가 좋아질 것 같아 기대가 된다. 완전히 한다고 마음을 먹은 것은 아니지만…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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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ㅇㅇ가 퇴사한 사실을 말했을 때 적지 않게 충격을 받았다. 우리 집에 금방 와 있던 ㅎㅎ이도 그렇고, 나를 포함해 30살을 전후로 하는 사람들이 많은 고통을 받으며 사회에서 살아있는 것 같다고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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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도 자신의 인생을 책임져주지 않는 것이 당연하다. 삶의 버팀목이 되어 줄 정체성마저 스스로를 배반하게 되면 자연스레 모든 것을 포기하게 되는데… 멘토도 없고 기댈 곳도 없다는 사실을 아는 순간 깊은 슬픔에 잠긴다.

책을 읽어 봐도 이야기를 나누어 봐도 알 수 없다. 어떻게 해야 할지

이미 많은 시간을 허비하고 지쳐 있는 친구들에게 수고했다는 한 마디 밖에 못하는 사실이 아쉽다.

평범하게 사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부모님과 연을 끊고 정신적으로 물질적으로 독립하기 직전에 와 있는 나로서 어떤 조언을 해 줄 수 있을지.

지금껏 자신을 둘러싸던 여러 환경을 과감히 벗어나 완전히 다른 생활을 해 보라는 이야기를 나눠야겠다.

잘 되겠지 .

아직은 그냥 낙관적으로 생각하는 수준에 멈춰 있다.

실제로 그렇게 살고 싶다.

2016-07-04: JLPT5급 응시

어제는 JLPT5급 시험을 보고 왔다.

그저께에 이어 주말인데도 푹 잠자지 못하고 다음 날을 위한 준비로 평일과 같이 밤을 보냈다.

이번 JLPT는 접수만 해놓고, 책은 샀는데 한 번도 보지 않고(CD 리핑만 했으니..ㅎㅎ) 시험을 보러 갔다.

공부하는 데 스트레스를 극심하게 받았던 정보처리기사 실기와는 다르게,(심지어 시험날 시험을 보지도 못했지만…) 5월부터 지금까지 두달 간 배운 내용을 토대로 일본어 자격증이라는 것에 도전하게 되었다. 준비물은 OMR 컴퓨터용 사인펜이 아니라 HB연필이었다. ㅁㅁㅁ시절에 기념으로 받은(끝이 잘 깎이지도 않은 뭉툭한) 연필과 신분증, 수험표(A4용지)만 달랑 들고 이촌역으로 갔다. ㅅㅅ에서 사당까지, 그리고 사당에서 이촌까지 이동하는 데는 별 문제가 없었다.

살이 많이 쪄서 예전에 공항아울렛의 클라이드엔에 가서 샀던 티셔츠가 맞지 않아 답답했지만 파란 반바지와 마음에 드는 얇은 신발을 신고(나중에 내 모습을 봤을 때 그 기이함에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가벼운 발걸음으로 시험장에 향했다. 습도가 MAX를 찍고 있는 여름이라 하늘이 뿌옇게 보였지만 공기는 나쁘지 않았다. 4호선 라인에 있는 중학교 치고는 나무가 많이 심어져 있어서 공기가 좋게 느껴졌다. 부산에서는 어딜 가든 공기가 그리 나쁘지 않아서 신경을 쓰지 않았지만, 여기서는 외출 시 공기 질(?)이 그날의 컨디션을 좌우한다.

시험장 입구에서 번호를 확인하고, 2층에 있는 3-9반에 들어갔다. 나도 중학교 시절 3학년 때 3-9반이었던 기억이 나는데, 요새 중학생들이 사용하는 높이 조절이 잘 된 의자와 책상에 앉아(발걸이도 튼튼하다.) 조금 남은 시간동안 Head First java 책을 펼쳤다. 책이 더러워서인지 아니면 먹은 음식에 문제가 있어서인지 손이 갑자기 가렵고 알레르기가 났다. 지난 번에 ㅎㅇ이와 서울에서 만났을 때 노래방에 가기 전 바나나주스를 먹은 이후 온몸이 가려웠던 기억이 나는데, 그때와는 달리 손등만 가렵고 벌겋게 달아올랐다.

JLPT시험은 처음에는 단어, 이후에는 독해, 마지막에는 듣기 평가가 있었다. 한자도 100개 외워야 하고, 예문도 외우고 자바 시험도 두 개나 준비해야 하고… 여러 모로 시험을 보는 시간이 아까웠지만, 시험을 보니 내가 어느 정도로 일본어를 공부한 것인지 확인 가능해서 나름 보람이 있었다. 시험에 응시하는 비용도 5만원 정도로 높다 보니 시험에 응시하지 않으면 큰 불이익일 것 같아서 (어쩔 수 없이) 치게 된 느낌도 있었지만.

결론을 말하면 시험 시간은 쓸데없이 길었고 문제 난이도는 매우 낮았다. 한 급수가 올라갈 때마다 많이 어려워지겠지만 일단 맨 아래 등급은 일본어를 많이 공부하지 않은 사람도 쉽게 합격할 수 있는 수준인 것 같다. 문제를 풀다 너무 쉬워서 피식 웃음이 나오는 것도 있었지만, 한자가 아니라 히라가나로만으로 된 문제에서는 오히려 히라가나를 읽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리고 모든 문제와 보기의 히라가나의 뜻을 다 아는 것도 아니라서 좀 더 많이 일본어를 접해야한다는 생각도 들었다.

시험을 보러 온 사람들은 남자가 3, 여자가 1 정도의 비율이었다. 그 중에서 내 왼쪽 분단의 앞쪽에 앉은 여성분은 고시생 느낌이 나는 머리 스타일에 커다란 NorthFace 가방을 옆에 걸어 놓고 있었고, 왼쪽 끝 분단과 우측 끝 분단의 여성분은 조금 가벼운 복장을 하고 와서 마실 나온 분위기임을 알 수 있었다. 내 앞 자리의 남성분은 머리가 많이 희끗희끗했는데, 나이가 좀 있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