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취업 성공수기
작성자: 나(XXX대학교 졸업, 컴퓨터 공학과)
작성일: 2017년 2월 21일

2016년 4월, 일본 취업에 관한 정보를 수집하기 시작했다. 내 전공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분야에서 제대로 배워서 취업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그러던 중 월드잡플러스를 통해 산업인력공단의 K-Move 프로그램에 접수하게 되었다. 취업처는 일본. 서류 전형에서 합격했을 때, 일본으로의 취업 의지가 중요하다는 이메일을 받고 본격적으로 힘을 내 보려고 생각했다. 평소 일본문화에 관심이 컸던 터라 서류 전형 결과가 기다려졌다.

4월 26일, 면접을 보러 이동했다. 36주 과정. 수업은 하루 8시간. 서울에서 하는 자취에, 회사까지 그만두고 학업에만 전념하려고 하니 초반에 생활 비용 문제로 힘들었다. 하지만 지금 돌이켜 보면 그때 도전하지 않았다면 내일로 예약되어 있는 도쿄 행 비행기표는 없었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다음 날인 4월 27일, 면접을 합격하여 오리엔테이션(OT)에 오라는 메일을 받게 되었다. 상쾌한 출발이었다. 그리고 컴퓨터 공학과의 필수 자격증(?)인 정보처리기사의 필기 시험을 열심히 준비해, OT에 참여하기 전 자신감을 높일 수 있었다.

5월 13일. 집에서 가장 가까운 곳으로 교육센터를 선택했기 때문에, 한시간쯤 걸어서 교육장에 OT를 받으러 갔다. 1시 정도까지 모였는데, 나를 포함해 19명 정도가 보였다. 우리 뒤에도 5명이 기다리고 있다는 설명을 들었는데, 정말 제대로 할 사람만 참가해달라는 이야기였다. 이제 과정을 듣기 위한 필요 서류, 자격증, 비자자격 등을 들었다. 외국에 한 번도 나가본 적이 없다 보니 복잡했지만, 이해할 수 없을 정도는 아니었다. 처음으로 강의실에 앉게 되어 감회가 새로웠다. 다음 해 1월 20일까지 이어지는 학습 일정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실무프로젝트’라는 과목이 가장 중요하고, 취업을 위한 교육이 아니라 실무를 위한 교육을 한다는 메시지를 전해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교육의 핵심은 일본어와 JAVA 프로그래밍인 듯 했다. 숨을 죽이고 서로 간 어색하게 앉아 강좌에 대한 설명을 듣는 우리(기수)와는 달리, 바로 옆 강의실에서는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취업 시 처음에 100만원, 6개월 후 100만원이 나온다는 지원금 이야기까지. OT를 산뜻하게 마쳤다. 집으로 돌아가 일본어 능력시험인 JLPT 5급을 신청했다.

5월 15일, 첫 강의일을 대비해 준비물을 챙기고, 이른 저녁에 몸을 뉘었다. 마치 고3때로 돌아간 듯 했다. 좋은 기회를 살리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5월 16일, 학습 1일차. 학원을 다니면서 제대로 배우지 않은 것은 다시 숙제로 돌아온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 학창 시절, 제2외국어로 선택했던 일본어 – 특히 가타카나 외우기는 또다시 숙제로 돌아왔다. 일본어 교육은 기초반으로 들어갔다. 귀가 조금 트인 정도로는, 문자로 소통하는 벽을 넘지 못한다는 실감을 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PC등에서 일본어를 입력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평소 관심 없던 한자도 눈 여겨 살펴봐야 했다. 동기들과 빨리 친해지려고 애를 썼다. IT 시간에는 JAVA 환경에 대한 이야기부터 일본의 현실과 도전할 수 있는 포인트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 교육 과정이 결코 쉽지 않다며, 환상을 갖지 않도록 취업처의 현실을 이야기해주는 교육이 마음에 들었다.

공부다운 공부를 다시 시작한 작년 5월. 내 노트는 일본어와 IT 지식에 대한 내용으로 가득 채워지고 있었다. 퇴사 후 첫 수업까지, 마치 사회와 담을 쌓은 듯 좁은 방 안에 틀어박혔던 지난 날에서 벗어나 수강생들과 커뮤니케이션하며 새롭게 시작하는 마음에, 즐거워서 어쩔 줄 몰랐다. 공부에만 전념하면 된다고 자신을 다독일 수 있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흘러간 교육 과정. 교재를 받고 간간이 쓴소리도 들으며 화이팅할 수 있는 자극을 받았다.

그렇게 6월(두 달 째), 7월(세 달 째)이 되었다. 학원을 수강하기 전 개인적으로 접수해 두었던 JLPT 5급에 응시했다. 학원의 일본어 교육의 성과였는지는 몰라도 아주 쉽게 합격했다. 제대로 된 일본어 수업은 이곳이 처음이었다.

9월에는 JLPT 2급에도 도전하려고 마음먹었다. 일본어로 읽고 쓰는 일, 질문이나 대화에 한 마디 하는 일이 어쩌면 프로그램 개발 공부(IT 수업)보다 중요한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10월에는 정보처리기사 실기를 응시하여 합격했다. 수험서도 읽었지만, IT 시간 외에 별도로 학원에서 제공하는 정보처리기사 실기 수업이 도움이 된 것 같다. 그리고 동기 중에서 능력이 출중해 먼저 일본으로 떠나는 사람도 생겼다. 나도 혹시나 빨리 일본에 가게 되면? 그럴 준비가 되어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까지 일본어를 접한 부분이 일본에 가서 불편함 없이 생활할 수 있는 수준이 되었는지도 의문이었다. 좀 더 현실을 직시하게 되었다.

시간이 갈수록 일본어 공부는 한자와의 싸움이었다. 그러던 중 일본에서 시간을 내어 방문한 회장님으로부터 일본 생활에 대해 말씀해 주셨다. 전직, 퇴직, OJT, 실무생활, 일본어 능력은 어떤 상황에서 요구되는지 등에 대해서 였다. 일본에서의 숙소(집) 문제와 같은 현실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들었다.

11월에는 월반하여 새로운 교실에서 수업을 들었다. 현실적인 문제(자취 생활을 하는 데 빠듯한 잔고 상황)가 닥쳤기 때문에 한시라도 빨리 취업을 하고 싶었다. 돈 문제는 처음부터 있었다. 학원 비용 자체는 정부에서 지원을 해 주는 사업이기 때문에 추후 100만원만 납입하면 되었지만, 생활에 필요한 자금은 여전히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자취를 하면서 학업에만 전념하려면 적어도 얼마 이상의 계좌 잔고가 필요했다. 아껴 썼지만, 그것이 확연히 줄어들어 있었다. 마음은 더 간절해졌다. 1달의 차이. 이전 기수와의 시간은 30일이었다. IT 수업은 잘 따라왔으니 일본어만 따라잡으면 승부가 된다는 생각에 월반에 도전했다. JLPT 시험은 다음 달로 다가왔다. 통학 시에 내내 일본어 회화 MP3를 들었다.

12월. 열심히 새 반에 적응하고 가장 중요하다던 일본 ‘실무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실제로 현장에서 사용하는 설계서를 읽고 쓰며 개발에 발표자료까지 하루하루가 쉴 새 없이 지나갔다. 4주차, 프로젝트를 처음 시작했을 때부터 마지막까지, 많은 심경의 변화가 있었다. 스스로 약속을 하고 그것을 가능한 한 지키려고 노력했다. 팀장이 되는 순간부터 프로젝트를 마무리할 때 까지, 팀원이나 프로젝트를 의뢰한 사람의 의식 흐름이 변화하는 것을 느꼈다. 다른 팀보다 나은 결과물, 진행 방식을 하기 위해 이것저것 시도했다. 작업을 할당하는 것도, 발생한 이슈에 대응할 적당한 사람을 찾는 것도 어느 것 하나 쉬운 것이 없었다. 팀원, 팀장 역할을 번갈아 해보며 ‘실무도 이런 걸까?’ 생각을 하며 프로젝트를 해 나갔다.

교육 과정은 마지막으로 가고 있었다. 비자 발급을 위한 각종 서류를 준비하고, 일본어 면접을 준비했다. 취업 일자는 1월 혹은 2월로 알려졌다. 불안과 도전에 대한 흥분이 반반이었다. 자취방을 빼기 위해 오랫동안 함께한 물건을 처분하기 시작했다. 일본어 전자사전도 중고로 구매하는 등, 슬슬 취업을 위한 준비를 하게 되었다.

그리고 2월. 이제 내일이면 나도 일본 행 비행기를 탄다. 비행기 표 구입, 최초에 머물 거처 구하기 등을 마쳤다. 내 등 뒤에는 캐리어 한 개와 가방 두 개에 생활에 필요한 짐이 한가득 쌓여 있다. 다음 달이면 업무를 시작하게 되는데, 지금은 불안보다 설레는 마음이 훨씬 크다. 노트북 자판 두드리는 소리만 들리는 조용한 이 시간, 새로운 곳에 가서 더 높은 꿈을 꾸리라 생각해본다.

학업에만 전념할 환경을 만들어 준 학원 관계자 분들, 꼼꼼히 교육해주신 선생님들, 함께 열심히 공부한 수강생 분들께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다. 또한 산업인력공단의 K-Move사업이 없었다면 도전 기회 자체가 없었을 것이다.

이 글을 읽을 여러분도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힘내길 바란다. 미리 대비하고 좀 더 나은 결과를 반드시 얻기를. 여러분의 꿈을 절실하게 응원하며….

2017년 2월 2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