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우에노역.
이전에 XXX 면접을 보기 위해 우에노역 안 카페에 들렀을 때와는 사뭇 다른 기분이다. 풀정장이 아닌, 조금 간편한 옷을 입고 내 책이 들어 있는 가방과 MS이에게 줄 조그마한 가습기가 함께하고 있다. 서피스 프로 3가 아니라 서피스 고로 작업하고 있다. 사람이 무수히 지나다니는 역안에서 마치 쇼핑몰 속의 마네킹이 된 것처럼 긴장된, 커피 내리는 기계와 사람들의 목소리로 시끄러운 역의 통로의 가장자리에 핫코코아 하나 시켜 놓고 6시가 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군마인증대회.
약간 비꼬는듯한 느낌으로 군마에 간 사람들의 근황을 묻기 위해 시기를 맞춰서 나왔다. 집에서 나오는 것은 어렵지 않았지만 본 지 오래된 사람들의 얼굴을 다시 볼 생각을 하니 이 카페의 답답함이 오히려 가볍게 느껴질 정도다.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지만 실제 6개월 이상을 떨어져 있다 보니 반가움보다는 어색함이 더 클까봐 걱정되기도 한다.
일요일이 아니라 토요일이라 좋다. 이번 달은 쉬는 날, 3연휴가 잘 없고 거의 풀로 앉아 있어야 하는 달이다. 잔업을 많이 하지 않아도 160시간은 훌쩍 넘어버린다.
긴장해서 지금 상황과 큰 관련없는 내용을 써버렸다.
확실히 스트레스는 있지만 카페에 와야 서피스의 제맛을 활용할 수 있는 것 같다.
으어 좀더 많은 사람들이 우에노역을 지나가고 있다. 노트북 사용중인 나와 눈을 마주치는 사람이 거의 5명 이상 있었다. 나는 집중해서 안보이는 척을 하며 계속 입력중이다.
IIII현민의 도쿄여행기
ㅋㅋ
어제 저녁에는 오랫만에 XXXX을 영상으로 편집해 올렸다. 이전에 JY이가 만들어준 모션그래픽(?)을 인트로로 넣어서 조금 재미있는 편부터 업로드하려고 한다.
유튜브에 좋은 일만 하는 것 같은데, 가능하면 유튜브 이외에도 영상플랫폼이 있어서 거기에도 아카이브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간단하게 배울 수 있는 센스 있는 컨텐츠를 지속적으로 업로드하고 싶다.
가능하면 하루에 하나씩. 오늘 저녁에도 돌아가서 괜찮은 팁을 하나 올릴 예정이다.
같이 일했던 사람들을 탐탁치 않게 생각했던 일, 같이 생활했던 사람에 대한 애정이 식어갔던 일, 면접을 보러 다니며 일본이라는 세상에 염증을 느꼈던 일 등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간다.
이제는 그런 일들을 마음에 묻은 채 천천히 뒤를 돌아 보며 내가 할 일을 하고 있다. 가끔 외로워서, 억울해서 여러 감정 소용돌이에 감싸지지만, 그래도 뭐든 할 수 있다는 20대 때의 마음을 계속 지니고 있다.
늘어난 뱃살을 숨을 참아서 숨기는 아재가 되었지만 그래도 예전보다는 나은 인성으로 여러 사람을 보듬을 수 있는 개인이고 싶다.
하기 싫은, 마주치기 싫은 과거와 사람을 피하기만 했던 과거가 그렇게 잘못된 것은 아니라는 자기변명중인 XX세의 외노자. 우에노역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