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 저녁부터 가슴이 뛴다. 아. 오늘은 금요일이다. 직장 생활의 작은 활력소라고 할까? 한 주를 마무리하고 다음 주를 준비하는. 어쩌면 오늘(금요일)까지 정해진 일을 마무리하고 퇴근하면 좀 더 산뜻하게 주말을 맞이할 수 있을 지도 모른다.

일본 사회도 일하는 시간 줄이기에 여념이 없다. 그래서 금요일 정시 퇴근일이 월에 두 번 정해져 있다. 정시 이후에 잔업을 하려면 부서장 등에 신청을 하게 되어 있다. 가급적 빨리 퇴근해서 가정을 돌보라는 메시지를 많이 전한다.

하지만 평일 정시에 딱 맞춰서 퇴근하는 일본인은 그렇게 많지 않다. 신세대나 나와 같은 외국인들은 가능하면 빨리 집에 가려고 한다.

금요일 출근길은 발도 가볍다. 왠지 모르게 주변이 더 아름다워 보이고, 네모네모난 자동차(일본은 아담한 박스카가 많다)들도 그렇게 눈에 거슬리지 않는다.

오전 업무 시간은 벌써 다 지나갔다. 점심을 먹고 오후 시간이 잘 가지 않는 것이 옥의 티이지만, 그것도 네다섯시 까지이니 참을 만 하다.

회사에서 나오며 내 머릿속은 주말 동안 먹을 것을 시뮬레이션 하고 있다. 빠른 걸음으로 집 근처 마트에 들려 장바구니를 든다. 과일 코너부터 정육 코너까지. 이것저것 먹을 것을 고른다. 과자도 살까? 하다가 어제 사 둔 저칼로리 젤리를 떠올린다. 아. 좀 참지 뭐.

기분좋게 호로요이 한두 캔을 골라 계산대 앞에 선다. 친절을 몸 깊숙이 체득하고 있는 계산원이 물건을 하나 하나 바코드로 찍으며 업데이트되는 금액을 일일이 알려 준다. 비닐 봉지도 하나 부탁한다. 비닐 봉투 하나에 3엔이다. 현금을 꺼낼 필요 없이 나나코(nanaco) 카드로 결제.

비닐 봉지를 들고 오 분 정도 걸려 집에 도착하면 그걸로 금요일 업무는 반 이상이 끝난다. 그리고 아침보다 지루한 하루가 지나간다.

금요일 저녁은 목요일 저녁보다 맛이 약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