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동안 사라진다

청년 한 학급이 뭉텅 사라진다.
자살공화국 한국.

관련기사:
http://m.news.naver.com/read.nhn?mode=LSD&mid=sec&sid1=101&oid=025&aid=0002823085

이곳 일본도 자살을 많이 하는 편이다. 꽉 막힌 사회 구조는 개인이 어떻게 할 수 있는 편이 아니다. 열차가 늦거나 도중에 멈추면 아, 또 인신사고(자살)인가? 하는 생각이 습관처럼 들게 되었다.

자살의 원인을 제거하지 않고 스크린도어를 잘~ 만들어 놓은 것을 보면 한국의 현재 가치가 그대로 느끼지는 듯 하다.

외국인 노동자로, 답답한 경우도 많고 모국과 다른모든 것에 좌절할 때도 더럭 있지만 한국에서 느낀(특히 퇴사 등으로 돈 없을 때) 상실감과 억울함에 비해서는 괜찮은 수준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에서는 돈 없으면 죽어야 한다. 는 인식이 가득했다. 어디서 구제해 주는 것도 아니고, 내가 낸 세금을 정당히 받는 것도 어디서 굴러온 들개가 먹이 탐하는 듯한 느낌으로 수급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는 차라리 일본의 앞에서는 못된 말을 하지 않는 이중성이 낫다는 생각이 든다. 공무적인 부분에서는 내가 아무리 저 사람을 낮게 보더라도 입밖으로 내는 경우가 적기 때문이다.

이전 몇 명 안 되는 작은 회사에서 삼개월간 밀린 월급을 돌려받기 위해 고생했던 시절이 떠올랐다. 국가 지원책으로 결국 절반은 받았지만, 이를 위해 일년이 넘는 시간동안 이곳저곳으로 책임이 흩어져 있는 공공 기관들을 기웃거리며 심지어 피의자와 대면까지 했음에도 시간을 끌며 제대로 처리해주지 않았던, 짜증나는 과거도 함께 떠오른다.

일인 당 gdp니 뭐니 하는 말은 어디 다른 나라 이야기임에 틀림 없다.

국뽕이나 남녀차별로 서로 싸우게만 만들지 말고, 현실적인 돈 문제부터, 분배의 정의가 실현되는 한국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래야 한국에 돌아갈 명분이라도 생기지…

오월은 잔업을 할 수 밖에

없다. 골든위크에 쉬고 나니 5월 한 달 간 일하는 기간이 15일 정도이기 때문이다. 한달 최저 일하는 시간은 130시간 정도로 정해져 있고, 그러면 정시까지 일하는 걸로는 아주 부족하다. 지난 주와 이번 주 하루 두세시간씩 잔업을 한 결과 지난 달 26일~이번 달 25일까지 총 업무시간이 133시간 정도를 확보했다.

8월의 오봉야스미에도 비슷한 일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 팔월엔 미리 한두시간씩 잔업을 해놔야겠다.

점심 먹고 또 눈 좀 붙여야지…

지진

자연재해를 막을 수는 없다. 하지만 피해를 최소화 하는 것은 가능하다. 모르는 사이에 왔다 가는 자연의 노크(?)소리를 오늘도 체험했다.

한국에서 일본으로 왔을 때 방사능보다도 지진 걱정을 많이 했다. 거의 체험해보지 못한 것이고 실제 일본에서 대지진의 강한 피해를 고스란히 받은 결과를 사진으로 보니 처참한 모습이 적나라했기 때문이다.

회사에 있을 때는 정기적으로 대피 연습도 하고 정신이 맑게 깨어 있는 시간대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안전이 확보되는 느낌이다.

하지만 문제는 개인적으로 집에서 머물 때. 자는 순간이나 컴퓨터나 텔레비전 앞에서 마음 놓고 쉬는 타이밍에 지진이 발생하면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게 된다.

쉽게 가라않을까? 아니면 바깥에 대피해야 하나? 지진이 지나간 뒤에도 여진의 걱정 때문에 자다가 일어나서 스트레스를 받으며 대기한 경우도 있었다.

일본에 있는 이상, 감수(?)해야 할 문제이지만 마냥 마음이 편치는 않다. 아직 외국인 감성이 남아 있어서, 지진에 대한 대책이 체득된 상태도 아니다.

그저 자신과 그 주변에는 문제가 없기를 빌 뿐. 오늘도 무사히 하루는 지나간다.

슬슬 반팔일까

이번주부터 갑자기 더워졌다. 회사에 출근하는 길에 만나는 햇살이 따가워서, 미리 사뒀던 선크림(日焼け止め)을 바르고 나왔다. 생각보다 피부와 충돌하지 않는 느낌이라 다행이다.

한국은 최근에 침대에서 나온 방사능에 피폭되는 위험성으로 시끌벅적하다. 여기에서는 천연(?) 방사능을 맛볼 수 있다..(는 건 농담이고..)

그래도 바람이 많이 불고 오후가 되니 다시금 흐려져서 선선하다. 봄이 금방 가지 말고 오랫동안 남아서 온화한 날씨가 이어졌으면 좋겠다.

점심시간

삼삼오오 모여서 맛있는 것을 먹으러 가던 한국의 점심시간과 달리, 일본에서는 직장 내에서 해결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SI업이라는 특수한 환경에서, 고객의 회사에서, 현장에서 일을 하는 것이 당연시되므로 고객사 근처 환경에 영향을 받아서일 수 있다.

식사는 개인적인 것이라는 관념인지, 내 눈에 보이는 사람들은 모두들 조용히, 홀로 식사(라기보다는 섭취라는 말이 어울릴지도 모른다)하고 있다.

양도 적다. 처음에는 나도 큰 사이즈의 편의점 도시락을 싸오곤 했는데, 점점 양이 적어져서 이제는 작은 컵라면 하나만으로도 충분한 양처럼 느껴지게 되었다.

오늘도 어김 없이 컵라면을 뜯어서 물을 받으려고 하다가 그만 스프와 건더기를 바닥에 쏟아 버렸다. 주변 일본인 동료들에게 강제로 칼로리를 줄이게 되었다고 하소연 했다. 서랍에 들어 있던 새 닛신 컵누들(시푸드)을 꺼내 먹었다.

가끔 한국에서처럼 왁자지껄 김치찌개나 브런치(?)를 먹으러 가고 싶어진다. 간단히 해결해서, 점심 시간마다 골칫거리였던 모두의 식사 메뉴 정하기 등에서 해방되긴 했지만 한 편으로는 그립기도 하다.

금요일金曜日

목요일 저녁부터 가슴이 뛴다. 아. 오늘은 금요일이다. 직장 생활의 작은 활력소라고 할까? 한 주를 마무리하고 다음 주를 준비하는. 어쩌면 오늘(금요일)까지 정해진 일을 마무리하고 퇴근하면 좀 더 산뜻하게 주말을 맞이할 수 있을 지도 모른다.

일본 사회도 일하는 시간 줄이기에 여념이 없다. 그래서 금요일 정시 퇴근일이 월에 두 번 정해져 있다. 정시 이후에 잔업을 하려면 부서장 등에 신청을 하게 되어 있다. 가급적 빨리 퇴근해서 가정을 돌보라는 메시지를 많이 전한다.

하지만 평일 정시에 딱 맞춰서 퇴근하는 일본인은 그렇게 많지 않다. 신세대나 나와 같은 외국인들은 가능하면 빨리 집에 가려고 한다.

금요일 출근길은 발도 가볍다. 왠지 모르게 주변이 더 아름다워 보이고, 네모네모난 자동차(일본은 아담한 박스카가 많다)들도 그렇게 눈에 거슬리지 않는다.

오전 업무 시간은 벌써 다 지나갔다. 점심을 먹고 오후 시간이 잘 가지 않는 것이 옥의 티이지만, 그것도 네다섯시 까지이니 참을 만 하다.

회사에서 나오며 내 머릿속은 주말 동안 먹을 것을 시뮬레이션 하고 있다. 빠른 걸음으로 집 근처 마트에 들려 장바구니를 든다. 과일 코너부터 정육 코너까지. 이것저것 먹을 것을 고른다. 과자도 살까? 하다가 어제 사 둔 저칼로리 젤리를 떠올린다. 아. 좀 참지 뭐.

기분좋게 호로요이 한두 캔을 골라 계산대 앞에 선다. 친절을 몸 깊숙이 체득하고 있는 계산원이 물건을 하나 하나 바코드로 찍으며 업데이트되는 금액을 일일이 알려 준다. 비닐 봉지도 하나 부탁한다. 비닐 봉투 하나에 3엔이다. 현금을 꺼낼 필요 없이 나나코(nanaco) 카드로 결제.

비닐 봉지를 들고 오 분 정도 걸려 집에 도착하면 그걸로 금요일 업무는 반 이상이 끝난다. 그리고 아침보다 지루한 하루가 지나간다.

금요일 저녁은 목요일 저녁보다 맛이 약하다.

교육.세뇌의 무서움

이곳에서는 아무도 入力을 입력으로 읽지 않는다. 하지만 한국에서 교육 받은 나는 늘 입력으로 읽은 후에 にゅうりょく라고 변환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 뇌 속에서 기존 방식과 이곳의 것이 충돌한다. 외국 생활의 핵심이 여기에 있다. 긴 시간 동안 배운 대로 움직이려는 몸뚱아리가 새로운 곳에 맞춰야 하는 사실. 교육(세뇌)의 효과(무서움)이다.

일본 SI 근무 분위기

내가 경험한 일본SI 환경의 분위기에 대해서

아침
절전을 위해 건물 전체가 어두운 상태. 어둑어둑한 아침에는 노트북을 켜고 업무를 준비하거나, 업무 진행 시간 등을 인트라넷에 체크하는 사람이 많다. 아침에 일찍 회의를 팀 단위로 하고 있는 경우도 보인다. 굳이 일찍 와서 일을 하고 있지는 않다. 지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컨디션 불량으로 오전 휴무를 내는 사람은 제법 있다) 출근하면 게시판에 붙어 있는 자신의 네임 카드를 빨강에서 흰색으로 돌려 놓는다.

업무 중
업무가 시작되면 딱 불을 켠다. 이 현장에서는 회사에서 정한 라디오 체조를 단체로 한다. 일본인들은 열심히 하는 편이고, 뒤쪽에 있는 중국인들은 하는 시늉만 하고 제대로 하지 않는다.(이에 대한 제재는 없다) 일본의 국민성도 한 몫 하겠지만, 역시나 자신이 맡은 일을 묵묵히 하는 느낌을 받는다. 대부분의 작업자들은 굳이 다른 사람의 일에 관여할 필요가 없다(다른 기능과 내 기능의 연동 테스트 등을 제외하면). 다만 회의에 참여하거나 공식적인 발언의 기회가 주어졌을 때는 제외다. 누군가가 잘못했더라도 호통치거나 소리 지르는 사람은 없다. 책임이 아래보다 위에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아래 직급의 사람들이 공개적으로 혼나기도 하는데, 일본에서는 친한 관계를 쌓기 전에는 업무에 관한 한 충고조차도 잘 하지 않는 편이다. 물론 잘못된 업무 과정에 대해서는 늘상 주의를 준다.(메일 등으로, 직접적인 이야기는 삼가는 편이다. 서로 부딪히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전자 기기 사용
회사에서 제한하고 있는 전자 기기의 사용 규칙을 전면적으로 따른다. 제공된 것만 사용한다. 10인치 노트북만 주어졌다면, 그것만 쓴다. 제공된 컴퓨터에 규정 외의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경우는 드물다. 보조 모니터 조차도 현장의 분위기에 따라 사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규정으로 살고 규정에 죽는 일본 사람들이다. USB에 꽂을 수 있는 것은 무선 마우스 정도이다. 물론 업무 시간에 자신의 핸드폰을 만지작 거리는 경우는 거의 없다. 개인적인 전화는 당연히 복도 바깥에서 해결한다. 회사 전기로 개인적인 핸드폰 등을 충전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쉬는 시간
쉬는 시간은 조금 자유롭지만 그래도 하던 일을 바로 중단하는 사람은 적은 편이다. 직급이 높거나 피곤한 사람은 자리를 뜬다. 담배를 피우고 오거나 전화기를 만지며 쉬는 시간을 보낸다. 물론 조용하게.

점심 시간
점시 시간도 소등한다. 한국에서는 어떻게든 주변 사람들과 함께 식당에 갔지만, 이곳에서는 식사를 나가서 하지 않고, 다들 도시락이나 컵라면으로 아주 간단하게 해결한다. 물론 자기 좌석을 벗어나지 않는다. 친한 사람끼리 삼삼오오 모이기 위해 다른 사람 자리를 침범하는 한국과는 전혀 다르다. 처음엔 정말 어색했는데, 약 일 년 정도 지나니 적응이 되었다. 기본적으로 식사는 혼자서. 자기 자리에서. 우물거리는 소리도 별로 나지 않는다.

퇴근
한국에서 일할 때 보다 쓸데 없는 친목 행위(?)에 부담을 느낄 필요가 적다. 일을 할 때에는 조용~히, 남의 방해가 되지 않도록 하기 때문에 하루의 일이 끝나면 수고하셨어요 이야기 남기고 스르륵 집에 가면 된다. 물론 작업하고 있던 좌석이나 근처를 깨끗하게 정리한 후에 나간다. 마음 속으로는 빨리 퇴근하는 사람에게 한 마디 할 수 있지만, 관련이 없는 남의 일에 간섭은 하지 않는다.

덧붙여서
위에서 이야기한 내용들은 우리(내)가 인격체로 받아들여졌을 때의 이야기다. 고객의 성격과 현장 특성에 따라 외국인을 쓰고 버리는 부속품 정도로 취급하는 경우가 있다. 그런 경우는 인격체 답게 생활하기 어려운 정도이다. 작년에 그런 경우를 겪었는데, 언제 한번 정리해 볼까 싶다.

다음 번에는 출퇴근 모습을 자세히 적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