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부터 쭉 덥더니 이젠 습도까지 높아져서 반팔 셔츠를 꺼내지 않으면 안 될 정도다. 맑은 날에는 무지개도 보이고 얼굴이 따갑게 느껴지는 태양에 얼굴을 찌푸리며 회사에 출근한다.
오늘은 퇴근길에 옅게 비가 내릴 예정이다. 어제보다 좀 더 피곤했는지 아침에 허둥지둥하다 우산을 놓고 나왔다. 어제 퇴근길에 쓰고 현관 앞에 놓아 둔 채.
덥고 습해서 올해 들어 가장 많은 땀을 흘린 것 같다. 기온이 다시 떨어지면서 약간 춥게 느껴진다. 가디건을 상시 들고 다녀야겠다.
내일은 기분전환 겸 다른 가방을 메고 와야겠다. 오늘로 5월이 끝난다. 다음 달은 쉬는 날이 없어서 오로지 일 -> 집 -> 휴식 (개인적인 작업들도… 산재해 있다.) 패턴으로 보낼 것 같다.
아침에 다음 달 근무 시간 예상을 메일로 보냈는데 190시간을 쉽게 넘었다. 이왕 하는 것, 200을 채워서 잔업비나 벌까 하는 생각도 해 본다.
축 처지기 좋은 계절이라 어쨌든 근력운동도 아침마다 조금씩 하면서 힘을 유지하는 데 전력을 쏟을 예정이다.
자전거도 사고 싶고, 하고 싶은 게 아직 많이 남아 있다. 자취방 정리도 끝나고 어느 정도 생필품을 보존해 두었다. 지진이 올 지도 모르니 냉동실에 보관할 수 있는 보존식품이나 캔 종류도 어느 정도 사둬야겠다.
작년에도 비가 많이 내렸었다. 하늘이 어둡고 축축해서 빨래할 타이밍을 잡기가 어려웠고, 비에 젖은 구두가 금방 상했다.(굽이 떨어진 구두를 일주일 넘게 신고 다녔던 작년… 생각만 해도 움찔한다.)
어릴 적 비를 좋아할 수가 없는 사연이 많았지만, 가족으로부터 분리되어 정신적으로도 단독 개체가 된 지금은 비에 대한 원망이 조금 줄어들었다.
일본의 비는 나에게 새로운 의미를 가지고, 생활에 아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실내 생활을 좋아하다 보니 비 자체는 큰 문제가 없지만 뽀송뽀송한 빨래를 너무 좋아해서 금요일부터 주말까지는 비가 내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휴대용 우산도 하나 더 사서 회사에 놓고 다녀야겠다.
필수품을 리스트에 적을 때 마다 즐겁다. 필요한 곳에 아낌 없이 쓰는 재미를 느끼며 사는 요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