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기업일지

2017-06-02 벌써 세 달

째가 되었다. BS에서 같이 공부했던 많은 동료들이 같은 본사에 앉아 있다. 이 풍경이 언제까지 계속될 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딱 수습 3달을 채우고 이번 달로 정사원(?)이 되었다. 누구는 밤늦게 까지 일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할당된 일이 없는 가운데… 매일같은 야근과 휴근에 지쳐 있는 HJ형을 위해 아침에 생각나는 대로 방충망 청소를 했다. 회사에 출근하기 직전이라 여유는 별로 없었지만, 밖에 널어 놓은 빨래를 걷으며 시커먼 먼지를 봐서였다.

6월인데 아직도 5월의 안에 있는 기분이다.

일주일? 이주 전부터 알게 된 SC 상과 아침저녁으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밝고 솔직한 성격이라 계속 이야기 하고 싶어서 이모티콘이나 크게 중요하지 않은 이야기로도 화제를 이어나가고 있다. 통화도 두 번 정도 했다.

지금은 설계서를 읽고 있다. 아니나다를까 특대 사이즈의 설계서다. 오히려 이것저것 많이 처리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아 다행이라는 생각도 든다. 엑셀로 된 설계서의 시트를 넘겨 가며 읽는 동안 점점 미궁 속으로 빠져드는 느낌이긴 하지만…

어떻게든 되겠지 하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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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30 VISA, 비자, VISA.. 참으로

신기한 곳이다..ㅋㅋㅋ

갑자기 일본취업 관련 글을 인터넷으로 찾아보고 있다.

블랙, 한국, IT, SI, 프로그래머, JAVA

원래 의미는 다르지만, 여기서는 부정적인 키워드로 검색이 된다.

SI를 하지만 앞으로 프로그래머로서의 새 출발을 위해 조금 양보를 했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지금 돌아가는 상황을 보니 내 앞이 그리 순탄하지는 않아 보인다.

정말 전형적인 한국 SI회사, 거기에 일본이라는 점을 악용한 블랙 기업.

CCC 소속으로 들어간다고, 거기는 3년짜리 비자가 나온다는 교육 기관의 큰 소리를 듣고 온 곳인데, 오늘 나온 비자를 보면 애걔걔? 겨우 1년 짜리다.

워킹 홀리데이 비자와 다를 것이 없다.

난 어찌하면 좋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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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29 어제는 걸었다.

도쿄를 걸었다.

이케부쿠로 역에서 동남쪽으로 계속 전진했다. 주로 무덤(?) 공원 근처 길이었는데, 조금 답답한 느낌이 있었지만 그렇게 어렵지 않은 길로 쉽게 나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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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내가 걸은 곳들…

카메라를 들고 갔지만, 지난 번과 마찬가지로 초행길이었기 때문에 Google Maps 를 통해 GPS 신호를 계속 포착하느라 거리의 풍경은 스마트폰 카메라로만 찍었다.

JM이형을 만나 이야기했던 26일 저녁에는 현재 나의 일본에서의 생활과 형의 XX관련 이야기를 나눴다.

부족하게 살고 있다는 현실을 그대로 이야기하지 못하고, 그저 괜찮은 척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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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29 완전체?

남은 X기의 분들도 본사에 왔다. 내 앞, 내 옆의 모든 자리가 가득 찼고, 마우스와 키보드 입력하는 소리만 나는 조용한 상태.

일단 몇 명만 JSF를 사용하는 현장(후지쯔?)에 가고, 일부 사람들은 다른 곳에 가게 되었다.

아직 확실한 것은 없지만, 다음 주부터 시작되는 새로운 프로젝트를 위해 사전 조사를 벌이고 있다.

지난 주 주말부터 새로 들어오는 X기 사람들을 만날 거라는 반가움에 기대가 많았는데, 드디어 완전체가 되었다.

블랙 같은 기업에 이렇게도 많은 인원이 와서 고생을 예약해 뒀다는 게 참으로 가슴 아프긴 하지만, 미생인 우리들이 이렇게라도 새로운 환경을 갈구하고 직장을 구했다고 하는 게 뼈에 사무치게 느껴진다.

한국에서 만들었던 인연들을 보류한 채로 다시금 새 출발을 한 2월 22일. 인천 국제 공항을 떠나면서 느꼈던 희열은 지금도 잊지 못한다.

다음 프로젝트도 무사히 끝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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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25 내일

JM이형이 놀러온다.

일본에서 누군가를 만나는 것은 다른 외국보다는 쉽겠지만, 역시 보통 일이 아니다. 이번 달 초에 DK이가 학교 교직원들을 데리고 + 일본분 1분 이케부쿠로에 와서 우리 집을 구경하고, 백화점 앞에서 오코노미야끼 등을 같이 구워 먹고 갔다.

JM이형은 일본에 자주 와 봤기 때문에 아마도 내일 저녁을 같이 한 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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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24 따로따로

HJ형은 신주쿠 방면으로 가고 나는 본사로 왔다. 매번 같이 다니다가 혼자서 오기는 처음이다. 그래서 그런지 조금 외롭고 주변의 풍경이 쓸쓸했다. 걸어가면서 노래를 차분히 들을 수 있다고 생각해 블루투스 이어폰을 끼고 왔는데, 배터리가 충전되어 있지 않아(어? 언젠가 충전해 놨던 것 같은데, 지난 번 도보여행(?)에서 다 소모했나 보다.) 한 곡도 채 듣지 못한 상태로 귀에서 이어폰을 뽑고 말았다.

어제보다 더 서늘하고 좋은 날씨였음에도, 조금 변화가 생겼다는 것으로 사람의 심리는 크게 흔들리는 것 같다.

어제 저녁에는 오사카에 있다는 일본 여성분과 통화를 했다. 마치 일본어 수업에 참여한 것처럼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점차 쓸데 없는 이야기도 섞어 가며(물론 제대로 된 언어를 구사하진 못했지만) 말했는데, 상대편이 뜻을 알겠다고 계속 대답해줘서 고마웠다.

외국어를 쓰면서 어떤 식으로 대화를 이어나가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 맞장구 치는 말도 잘 몰라 はい를 연발했지만… 말하기 힘들어서 다음 번에는 그쪽에서 한국어로 이야기해 달라고 떼를 썼다.

가능하면 여러 사람과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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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21 이번 주말은

편안하게 보냈다. 어제는 쉬고 오늘은 밖에 나가려고 했는데 멀리 나갈 수가 없었다. 너무 더워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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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전까지 30도였다. 그림자가 있는 곳은 시원했지만 바깥 자체가 후끈한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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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요도바시 등에 가서 키보드와 마우스, 모니터, 게이밍 PC 등의 전자 제품을 구경했고, 추후에 집을 구하게 되면 들여 놓을 가전 제품 등의 가격대를 조사했다.

오늘은 예배를 다녀온 형과 점심을 먹으러 나갔다가(王子방향) 오는 길에 業務スーパー에 들렀다. 형이 이전에 말했던 저렴한 제품을(약간 러프하고 양이 많은 상태로) 파는 곳이었다. 맥주 캔을 여러 개 사서 같은 층의 동생들 방에 가져다 주었다.

지금은 지난 주 분 썰전을 보고 약간 잠이 와서 원노트를 켰다. 한 시간 정도 자고 일어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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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15 오후 2시다

점심에 먹은 라멘에 수면제가 들어 있었는지는 몰라도, 후덥지근하고 답답한 공기 속에 있다 보니 엄청나게 졸립다. 한 시간 정도 식곤증과 싸워 가며 JSF 2.0 Programming Cookbook과 함께했다. 수요일에 면접을 본다는 겐바에 대한 정보도 아무 것도 없는 채로, 그저 면접 준비를 해라는 이야기에 지난 2달 동안 후쿠오카에서 있었던 일을 다시 떠올려봤다.

그때도 사실 한국에서 온 지 얼마 되지 않았던 시기에 엄청난 설레발로 미리 이곳저곳을 다니며 면접을 보고, 결과가 채 나오지 않았을 때에 괜히 본사에 와서 쓸데 없는 시간만 많이 보냈던 기억이 난다.

이번에도 크게 다를 것이 없다. 많은 인원이 같은 공간에 모여서 있지만, 침울한 본사 분위기 속에 한 시간에 한 마디 하기 힘든 상태로 시간만 보내고 있다.

내일은 면접준비 설레발로 시끄럽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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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12 제대로 된 주말을 보내고 있다.

일본에 온 지 3개월이 지난 지금… 아직도 뭔가 붕 떠 있는 기분이다. 첫 겐바에서의 일이 끝난 후 본사에 복귀해서 교육이라는 이름의 대기 기간 중이기 때문에 정시에 마쳐서 돌아올 수 있었다.

오전에는 JSF에 대한 교육(자습)을 받았고, 오후에는 다음주부터 예정된 프로젝트(지난 두 달 동안 후쿠오카에서 과장님이 했던 주제에 대해)를 하게 되어 그 설계서를 받아봤다. 마치는 시간에는 다음 주부터 현장으로 나가는 JY이와 밥을 먹기 위해 기다렸는데, INUU 부장님이 다음 주 수요일에 MSoo상과 함께 면접을 볼 테니 준비하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본사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아 또 다른 현장으로 나가게 되었다.

물론 확정은 아니지만, 가능성은 높다. 사실 후지쯔의 FAP라는 현장에 나가게 되었던 것 같은데, 거기서 쓰는 플랫폼이 JSF(JavaServer Faces)라는 것 같다. 하지만 다른 현장에 나가게 되었으므로 현재 하는 공부가 딱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기껏 이틀 이상 공부한 것을 버리기에는 많이 아까운 느낌이 든다.

어제는 비자 관련 서류에 한자로 이름을 적었다. 대리로 비자 관련 처리를 해준다는 업체에 맡기는 것 같은데, 잘하면 이달 말 정도에는 처리가 완료될 듯 하다. 6월은 새로운 현장에서, 비자를 가진 채로 멋진 출발을 할 수 있을 것 같아 기대가 된다.

관광 비자로 불법적인(?) 느낌으로, 제 돈을 받지 못해 가며 일하는 게 아니라…

우리의 수습(?)기간에 대한 처우는 어떻게 되었는지도 궁금하다. 다음 주에 물어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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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11 3일

갑자기 올라온 단톡방의 난리난 모습에 부리나케(불법 체류자가 되지 않기 위해) 비행기표를 끊어서, 5월 8~10일 … 3일 일정으로 한국에 다녀오게 되었다. 마트에서 장을 보고 있는데, 블랙기업(?)의 회장과 그 수하(과장 등)가 하는 말을 듣고 깜짝 놀란 마음에 비자는 언제 나오냐고 다그치자 오히려 나는 욕을 먹었다. ㅋㅋㅋㅋㅋㅋ….

먼저 에어부산을 타고 김해공항으로. xxx신시가지에서 추억이 있는 미용실에 가서 집으로.  그리고 집에 가서 벌받듯 짐을 풀었다. 저녁에 엄빠의 신기한 눈빛을 보며 왜 연락을 안했느니 뭐냐니 하는 이야기를 귓등으로 흘리며 밥을 먹었다. 오랫만에 동생의 얼굴도 보고 마음을 놓았다. 밤에는 PC방에 가서 게임을 했다. 역시 한국의 PC방은 최고다.

다음 날 아침에는 대통령 선거의 투표를 하려고 했으나 자신이 거주하는 지역이 아니라 참여하지 못했다. 3일간 한국에 오는 큰 목적 중 하나였는데, 너무 아쉬웠다. 점심을 먹고 작별인사를 하고 동생과 구포역으로 갔다. 천안아산 행 KTX를 타고 도착하자 마자 지하철을 타고 오산역으로 …(작성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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